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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 김도균

분류
조합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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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 <히포 카페테리아> 성미산로 17길 85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도균이라고 합니다. 작년 7월 1일에 홍우주에 조합원으로 가입했으니 이제 딱 1년이 되었네요.
2. 작년 홍우주 직원으로 함께 하다 현재는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이전에도 홍우주를 알고 계셨나요?
홍우주가 어떤 일을 하는 조직인지는 몰랐고, 재작년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에서 진행하던 사업을 센터장이었던 단편선님을 통해 한두 번 정도 사진 촬영을 했었던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홍우주가 서교 센터를 운영하는 곳이구나 정도라는 것만 알고 있었죠. 그러다 작년에 서울시 미래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홍우주에서 근무 하게 되었고요.
직원으로 근무하실 때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아까 얘기했던 서교 센터의 대관 관리 일들을 맡았었고요, 홍우주 쪽에서 준비했던 축제 <THE SUB> 나 용역 사업 운영 등의 일 들을 맡아서 진행했었습니다.
근무를 마친 현재는 조합원으로 활동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계신 조합원 인터뷰에 사진으로 결합하고 있어요. 또, 요즘은 홍우주에서 주관운영 중인 금강워킹 사업에 촬영 용역을 통해 이런저런 일들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3. 어떤 계기로 사진을 찍게 되셨나요? 도균님의 첫 카메라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는데요, 들어갔더니 과 생활을 하려면 연구회(학회)에 꼭 들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신문, 방송, 광고, 보도사진 이렇게 나누어져 있는데 네 가지 중 뭘 해야 할 지 그날 정해야 했어요. ‘다른 것들은 관심도 잘 없고 모르고, 사진 찍는 건 카메라도 들고 다니고 멋져 보였으니까’ 라는 마음으로 보도사진학회에 들어가게 됐죠. 가을에 학술제라고 발표회 같은 걸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의무적으로 한동안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그제서야 사진을 찍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됐죠. 그렇게 사진가로서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썼던 카메라는 과에 한두 개 정도 구비해놓고 함께 쓰는 카메라였어요. 이후 13년도쯤에 집회를 다니며 찍으면서 개인 작업을 위한 카메라가 필요해졌고, 그렇게 구매하게 된 제 첫 카메라는 덕팔이라는 귀여운 별명을 가지고 있는 니콘 카메라였습니다. 그 당시에도 오래된 기종이었어서 좋은 건 아니었지만 처음 사진을 입문하면서 썼던 카메라이기에 아직까지도 애정이 있어요.
4.  올해 초 개인전 <비오톱 서울>을 통해 이방인으로서 관찰한 서울의 풍경과 삶을 기록한 전시를 진행하신 걸 봤습니다.
어릴 때부터 제가 사는 동네와 거리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21년도에 서울로 아예 상경하게 되면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내가 지내는 곳이 어떤 곳인가라는 기록을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꾸준히 2년 정도 찍어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촬영했던 사진들이 쌓이고 그 중에 그냥 두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 작품들을 골라다가 올해 초에 전시를 한 거예요.
비오톱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진행했었는데, 비오톱의 뜻은 바이오(bios)라는 환경을 의미하는 단어와 장소를 의미하는 토포스(topos)가 합성된 단어인데요, 생물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 서식지를 의미해요. 제가 서울을 바라봤을 때 느끼는 부분과 비오톱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비오톱 서울 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biotope : 인간과 동식물 같은 다양한 생물종의 공동 서식 장소. 그리스어로 생명을 의미하는 비오스(bios)와 땅을 의미하는 토포스(topos)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로,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조성되는 곳을 말한다.
도균님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비오톱 서울 이전에 완더링 서울이라는 작업을 하신 것을 보았어요.
<Biotope> 이전에 했던 작업이 <wandering> 시리즈 였는데요, 완더링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제가 교토를 세 번 정도 여행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바탕으로 < Wandering, Kyoto> 전시를 했었거든요. 그 이후에 시리즈 작업의 개념으로 서울을 기록해 보자 했던 거였죠.
완더링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느낌이 산책자 또는 관찰자로써 어떤 외부인의 느낌이 강한데요, 실제로 작업 초반에는 서울에 거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죠.
지금은 서울에서 거주하고 일하고 지내면서 서울에 대한 감상이 바뀐 것 같아요. 그렇게 전시의 제목도 비오톱 서울이 됐죠.
도균님에게 서울은 어떤 곳 인가요?
언젠가는 떠나야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 붙이고 살아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을 해요.
일도 친구들도 다 여기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좋아하게 되는 관계인 것도 있고요.
어릴 때는 서울이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와서 살아보니까 내 사이즈와는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지금은 서울에 정착하고 있지만 언젠가 나이가 더 들면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어요.
5.  최근에 <stuio MOOOOL> 사업자를 내셨다고 들었는데요, 스튜디오 물, MOOOOL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별다른 의미는 없고요. 반농담조로 제가 사주에 불이 많아서 물을 가까이 하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웃음) 그 영향도 조금 있고요, 원래는 MOOLRIN(물린)이라는 다른 이름을 썼었는데 쓰다 보니까 그게 무슨 뜻이냐라는 설명을 해야 되는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각인되기도 쉽고 입에 붙는 단어로 바꿔보자 해서 뒷 글자를 떼고 아예 물로 바꾸게 됐죠. 흐르는 물일 수도 있고, 아니면 물체로서의 물일 수도 있어요. 차차 이름의 의미를 정해나갈 예정입니다.
<음악가의 포트레이트> 음악가 최수인
<음악가의 포트레이트> 프로젝트 소개 부탁드립니다.
음악가의 포트레이트는 사진작가 김도균으로서 하는 개인 작업인데요,
사실 저는 대구가 본가이기 때문에 코로나와 마스크를 쓰는 시기가 남들보다 3~4개월 더 빨리 찾아왔어요. 다들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1년에 절반 이상을 그냥 침대에 누워 있는 채로 지냈던 것 같아요. 그때 많이 들었던 게 주변 가까운 음악가들의 노래였고 큰 위로가 됐어요.
이후 점차 회복이 되고 그간 도움을 받았던 음악가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현재 홍우주 직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최수인님, 조합원 이서영님과도 작업을 했고요, 꾸준히 계속해서 할 예정입니다. 100명을 채우는 것이 목표에요.
<음악가의 포트레이트> 작업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2022년도에 작업했던 시즌 1이랑 올해 작업 중인 시즌 2가 조금 다른데요,
시즌1의 경우에는 중형 필름 카메라로 작업을 했었어요. 아무래도 카메라나 삼각대 등 장비의 무게가 있었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그 안에서 최대한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얼굴이나 표정에 집중을 해서 음악가의 이미지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심을 뒀구요. 실패하지 않는 사진을 찍으려 했어요.
올해 디지털 카메라로 바꾸고 난 뒤에는 크기도 무게도 작고  소형화가 되어서 좀 더 그 사람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드러날 수 있는 사진들을 찍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찍었던 사진 중 가장 애착이 가거나 마음에 드는 사진은 무엇인가요?
2016년도에 6개월 정도 전남대학교로 영호남 교환 학생을 가게 되면서 잠시 광주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데요, 수업 과제 겸 해서 518 전야제에 가게 되었어요. 그때 세월호 참사 어머니들이 광주에 내려오셨는데 참사가 있었던 지 2년밖에 안 됐던 때였고, 그래서 아직까지 슬픔이 그대로 가시지 않은 상태였죠. 행사 도중에 5.18 희생자 어머님들이 흰 소복을 입고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들을 안아주시는 일이 있었거든요.
우연찮게 현장 사진을 찍었었는데 제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이미지적으로도 기억에 남는 사진이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고 하면 이 사진을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STUDIO MOOOOL>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사업자를 한 사흘 만에 굉장히 급하게 냈어요(웃음) 언젠가는 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있었는데, 때마침 좋은 기회가 생겼지요. 아직은 이것저것 준비할 것들이 있어서 실행을 하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간을 마련해서 일반인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요. 생업으로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사진이 필요하신 조합원 분들, 많이 맡겨주세요!
6. 개인적으로 즐겨 하는 취미가 있나요?
저는 원래 생각이 많은 사람인데요, 사진을 찍다 보면 신경을 써야 될 부분들이 많다 보니 더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요새는 생각을 비우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작년에 우연찮게 원데이 클래스로 양말목 뜨기를 배웠는데, 심심할 때마다 손을 계속 움직이고 있다 보면 생각도 비워지고 편안해져서 좋더라고요. 요새는 온라인으로 폐양말목을 주문해서 틈틈이 코스터를 만들고 있고, 주변에서도 많이 나눔을 받고 있어요. 만든 것들은 주로 친구나 주변 분들에게 나눠드리고 있어요. 카페나 주로 영업장 같은 곳에서 필요하다고 하시면 갖다드리기도 하고요. 함현희 조합원님이 운영하고 계신 ‘공상온도’나 다른 카페, 영업장에도 필요하다면 갖다 드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연락주세요 (웃음)
공간 곁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3길 84-3>
8. 홍대앞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요즘 홍우주 사무실에 매일 나오고 있는데요.(웃음)
그래서 그런가 홍대앞에서 제일 애정하는 공간은 사실 ‘공간 곁’입니다. 작년에 6개월 동안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있어서 굉장히 편하고, 혼자 살다 보니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게 되게 중요하거든요. 홍우주는 점심시간에 같이 요리를 해서 먹다 보니 편한 마음으로 곁을 찾아오게 되는 것 같아요.
맛집이라고 하면 클럽 빵 옆에 있는 ‘아오이 토리’라는 빵집을 가장 좋아해요. 10년전 태어나서 야키소바 빵을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좋았던 경험이 남아있어요.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종종 들러서 몇 개쯤 사서 먹기도 해요.
카페는 ‘턴 테이블 커피 바’라는 오브젝트/언플러그드 근처에 있는 곳 인데요,  얘기하다 보니 다 그 동네네요. (웃음) 경의선 숲길 근처에 있는 곳이고 두세 달에 한 번쯤 가요. 바 자리에서 맥주나 커피를 마신답니다.
좋아했는데 없어진 곳도 많아요. ‘나야 카레’나 ‘g&b 굴라쉬’가 그래요.
9. 최근 나를 감동시킨 것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이야기하는 주제는 같다고 생각해요.
먼저 작년에 나왔던 영화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라는 영화에서 웨이먼드라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이고요, 다른 건 성덕일기라는 영화를 감독하신 오세연이라는 분의 문학동네 연재분 문구입니다. 서울에 와서 한동안 되게 외로웠는데요,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많은 사람들의 다정함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많이 표현하고, 나도 환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