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소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P>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조현익이라고 합니다.
스튜디오 하프보틀이라는 이름의 독립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을 하면서 포스터나 출판물, 웹 페이지 브랜딩 디자인 같은 여러 가지 작업들을 하는 것으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2018년쯤 마포구로 이사를 왔고 지금은 어떻게든 이 마포구에서 벗어나지 않기위해 꽉 붙잡고 있는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웃음)
2. 홍우주에 가입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홍우주를 알게된 계기는 홍대 관광특구반대 활동이였어요.
정의당 마포구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마포구청에서 홍대 관광 특구를 지정하는 것에 대한 반대 활동을 했었는데, 당시 여러 단체들이 함께 결합을 하면서 활동을 했었고 그 중 홍우주도 있었죠.
홍우주가 마포를 기반으로 여러 창작자와 예술인들이 모인 조합이란 건 알고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도 생계로서의 디자인 작업 등을 해오면서 문화예술인으로써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보니까 홍우주에 가입을 해서 많은 분들과 연대해서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활동을 떠나 예술인으로써 교류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겨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3. ‘전국투표전도 2018’을 시작으로, 2020, 2021까지 발간하셨는데,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전국투표전도는 당시 지방선거가 있던 2018년을 기준으로 각 지역의 지방자치 차원에서의 정치 이슈들을 발굴하고 인포그래픽 작업을 통해 나열해둔 발간물입니다.
전국투표전도를 발간하게 된 계기는 중앙 정치, 쉽게 말해서 여의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만 모든 선거가 집중 되고 언론 또한 한정된 이야기만 다루다 보니까 지역별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주목할 만한 지역의 선거를 조사를 해서 책으로 엮어보는게 필요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 전시를 준비할 때 당시 선거 개표 결과 인포그래픽 포스터로 졸업 전시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연장선상으로 작업을 하면서 이 작업을 가지고 좀 더 확장된 버전으로 활동을 해서 돈을 벌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직접 취재를 하면서 전국투표전도라는 책으로 엮어 출간을 하게 되었죠.
2018년 당시 텀블벅을 통해서 펀딩을 진행 했을때 생각치도 못하게 반응이 상당히 좋았어서 이어서 작업들을 해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2010년에 총선 그리고 2021년에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까지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작업 과정들을 거치면서 이제 내 스튜디오를 차려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가 돼서 스튜디오 하프보틀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죠.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를 가진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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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의 이슈나 정치적 역사를 수집하는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지역별로 그 시대, 그 선거 시점에서의 이슈 같은 것들은 각 지역의 언론사들을 통해서 찾으려고 많이 리서치를 했어요. 또 과거의 역사 같은 거는 일종의 정치 덕후로서(웃음) 알고 있던 지식에 중앙선관위에 과거 선거 결과들 아카이빙을 해놓은 게 있다보니까 그걸 쭉 보면서 정리해놓는 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4.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후보자 분들의 선거홍보물 디자인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들을 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이번에 정의당에서 마포구에 출마한 후보는 마포 구의원 후보로 출마를 했던 후보 두 분과, 구청장 후보로 출마를 하셨던 분까지 총 세분이 계셨어요.
이분들이 선거 캠페인을 할 때 운동 기간 중 보게 되는 벽보나 집으로 배송되는 홍보 책자, 그 외에 선거 사무소의 외벽에 걸리게 될 현수막과 선거운동 피켓 등 작업물들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맡아서 진행을 했습니다. 3~4개월 동안의 정의당의 브랜딩 아이덴티티를 위한 긴 작업기간을 가졌었어요.
작업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주로 유권자들은 벽보나 거리에 걸린 현수막을 순간순간 스쳐지나가면서 보는 게 크기 때문에 그 순간순간마다 어떻게 이미지를 강렬하게 남겨놓을 것이냐라는 것에 큰 중점을 둬서 작업을 진행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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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물에 쓰이는 이미지들을 작업하는 과정은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이미지를 작업하는 과정은 보통 첫번째로는 그 후보의 생각 내지는 선거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지를 먼저 파악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번에 구의원에 출마했던 전진형후보 같은 경우에는 당인리 발전소의 미세먼지 문제를 꼬집어서 공해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거든요. 본인이 거주하는 곳이자 생활권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를 인지하고 바꾸고 싶다고 공약을 내건 상태에서 이 후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 부터 아이디어를 스케치 해나가는 거죠.
여러가지 색깔로 더러운 먼지를 뿌옇게 표현해서 정의당의 당색인 노란색으로 쓱싹쓱싹 닦아내는 것 같은 그런 이미지를 밀어보면 어떨까? 등 점점 스케치를 구체화 시켜 가는거예요.
구체화된 이미지가 나오게 되면 그걸 바탕으로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하는 건 선거사무소 외벽 현수막 제작이에요. 모든 홍보물 중에 외벽 현수막 제작이 가장 먼저 들어가게 되고, 이후에 명함, 벽보 공보 쭉 이렇게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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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물에 들어가는 후보분들의 사진 같은 것도 고르실 때도 기준같은게 있었나요?
사진 같은 경우에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제일 보수적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모든 종류의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는 첫 인상이자 유일한 인상이다 보니까
그때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기보다는 적절하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사진으로 진행하게 돼요.
상수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진행했었는데, 현장에서 저는 좀 더 후보들의 성격이나 활동이 드러나는 인상이 남길 것 같은 사진을 해보면 어떨까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 적절히 타협을 해가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던 것 같습니다.
5. 지방선거 공보물 디자인 과정 중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을 진행하였는지, 주요 키워드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선거 캠페인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사실 각 후보들이 중심적으로 밀고 있는 내용들, 아까 말씀드린 당인리 발전소의 미세먼지 문제 같은 그런 것들을 명확히 드러내는 게 선거 캠페인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어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저의 개인적인 키워드라면 그 키워드가 드러날 때 보통 선거 캠페인에서는 명확한 전달을 위해서 밀고 싶은 단어 혹은 문장 같은 걸 크게 박아 넣는 것으로 보통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하기 마련인데 저는 그런 언어적인 전달이 아닌 후보가 밀고자 하는 정치적 의견을 감정 내지는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비언어적인 시각물을 만들고 싶다 라는 것에 중점을 뒀던 것 같습니다.
6. 디자인의 경우 한정적인 공간에 최소의 텍스트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부분이 굉장히 까다로운 작업일 것 같아요. 디자인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선거 작업은 특히 선거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 시점에서의 여론에 맞춰서 준비했던 정책 내지는 슬로건 같은 것을 빠르게 변경해야 하다 보니까 원래 계획해뒀던 시각적인 요소들을 전부 다시 고쳐야 하는 정도의 상황까지 갈 때가있어요. 사실 그럴때가 디자인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안 좋은 상황이죠.
이제 그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슬로건이나 홍보물 내 삽입될 문구가 바뀔 경우 글씨 수가 몇 자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 부터 큰 문제가 아닌 것 처럼 보여도 결국엔 그런 작업들에 결국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가게 되어서 힘든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원래 정해졌던 내용들이 선거가 진행됨과 동시에 몇 번씩 바뀌는 건 당선을 위해 어쩔 수 없지만, 당선이 거의 확실한 몇몇 다른 후보들 같은 경우에는 그 내용이나 고민의 깊이에 대해 갸웃하게 되더라도 본인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쭉 밀고 나가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문화역서울284 <나의 잠>
7. 현재 스튜디오 하프-보틀에서 준비 중인 전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화역서울284 공간에서 어제인 20일부터 전시를 시작했고요, 전시 제목은 <나의 잠 My Sleep> 이라고 나의 잠이라는 주제에 맞춰서 저희 스튜디오를 포함한 15개 팀의 아티스트 분들이 영상, 회화, 설치 작업 등 각양각색의 자기들 만의 방식으로 세부적인 주제부터 선정하여 설치 하는 방식의 단체전입니다.
저는 잠을 자는 공간을 설계도면처럼 도식화를 시켜서 어떤 특수하고 극한에 놓인 상황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의 잠자는 환경 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작업을 했어요.
제 작품의 이름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잠잘 땅이 필요한가>입니다.
잠자는 공간을 아폴로 달 착륙선이라든가, 정치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서 단식 투쟁을 하시는 분들의 잠자리 라든가 이런 식의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과 그 책에 나온 공간들을 직사각형 공간으로 표시하는 식으로 쭉 보여드려서 한꺼번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호기심을 가지고 보실 수 있도록 해놓은 작업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수면공간에 담긴 서사와 자료를 수집한 책을 만들어서 전시장에 함께 걸어두었어요. 이 책을 소장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텀블벅으로 출판 펀딩도 받고 있답니다.
문화역서울284 공간이 옛날에 정말 역으로 쓰였던 공간이다보니까 각 방이 있어요. 옛날 경성역 시절로 치면 3등 대합실, 역무원실, 이런 식으로 방이 많다보니까 각 아티스트 분들마다 방 하나씩 작품을 설치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고, 20개팀 동시에 전시를 진행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신다면 전시기간내에 오셔서 좋은 작품들 많이 보고 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8. 홍대앞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저는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x자로 돼 있는 횡단보도를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해요.
집에서 왔다 갔다 하다 보면 항상 그쪽을 지나가게 되는데 갈 때마다 등학교 하시는 대학생 분들이나, 관광차 오신 분들이라든가 아니면 한껏 꾸미고 클럽 가는 길이라거나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저도 그 근처로 동네 한 바퀴를 뛰는 거를 즐기다보니까 저는 그 중 추레한 동네 주민의 역할을 맡으면서..(웃음)
횡단보도 건너기 직전 사람들이 와글바글 몰려 있을 때 그 사람들의 하나하나 면면을 보는 게 저는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면서 횡단보도 불이 바뀌고 서로서로를 지나쳐 갈 때 그 때 뭔가 오묘한 느낌이 있어요. 그 횡단보도를 건너갈 때마다 뭔가 애틋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정밀아<청파소나타>
정규3집
9. 최근 내게 감동을 준 oo은?
저는 정밀아님의 청파소나타 앨범이요.
제가 서울역 284에서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랜덤 재생을 켰는데, 마침 정밀아님의 서울역에서 출발이라는 곡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 곡의 내용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본인의 원래 고향인 포항으로 가는 길을 가볍고 즐거운 느낌으로 만드신 곡인데, 그걸 듣는데 갑자기 뭔가 마음이 동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곡의 앨범을 다 들었었어요.
앨범 이름이 <청파소나타>인데 거기에 나온 곡들은 서울의 한가운데 ‘시내’라고 부르는 곳에서의 일상적인 모습들과 소리들을 담아낸거에요. 서울역의 기차소리도 그렇고 아니면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 소리라던가.. 그 동네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바라보면서 일종의 단편영화와 같이 노래가 진행되는 데, 쭉 들으면서 이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나는 어떤 모습일까? 뭔가 일을 엄청 열심히 하면서도 혼자 남겨져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노래를 듣는데 그런 감정적인 외로움을 자극이 되어 순간 굉장히 감동하면서도 울적해지는 느낌을 받았었던 것 같아요.